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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시신 발견, 남한강의 침묵

by jeongwonn1 2025. 10. 18.

흐린 아침, 단양 하천의 싸늘한 공기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단양의 아침. 남한강 물결 위로 이물질 하나가 조용히 떠 있었다.
“그날 공기가 유난히 차가웠어요. 이상하게 비린 냄새가 났죠.”
부유물 수거업체 직원 B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했지만, 몇 초 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그의 손을 멈추게 했다.
그가 건져 올린 것은 나뭇가지나 쓰레기가 아니라, 사람의 하반신이었다.
순간 그의 입에서 짧은 탄식이 흘렀다.

오전 8시경, 단양 남한강. 부유물 수거 후 충주시의 한 재활용 업체로 옮겨 분류 작업을 하던 중, 그는 그 ‘조각’을 발견했다.
냄새, 색, 질감.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의 무게가 밀려왔다.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손이 떨렸어요. 이게 진짜 사람인가 싶었죠.”
그날, 재활용 공장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기계 소리조차 순간 멈춘 듯 느려졌다.
누군가는 그 시신이 ‘익사자일 것’이라 추측했고, 누군가는 ‘버려진 사람’이라 속삭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쉽게 단정할 수 없었다.
단양의 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고, 그 위엔 싸늘한 바람만이 맴돌았다.
사람들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그날의 공기를 기억했다.


남한강에서 재활용 공장까지의 여정

경찰은 즉시 수색에 나섰다.
하천 위에 드리운 드론, 수면을 가르는 잠수요원들의 움직임.
그들은 잔잔한 물결 아래, 나머지 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손끝까지 집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또 다른 부유물이 떠올랐다.
그것은 한 사람의 형태였다. 부패가 심해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신원미상의 시신.

“그렇게 부패가 심한 건 처음 봤습니다. 냄새가 너무 강했어요.”
수거에 참여했던 또 다른 관계자의 목소리는 떨렸다.
경찰은 시신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했고, 정밀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
부패의 정도로 보아 수일 이상 물속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날 같은 시각, 경기 의정부의 중랑천에서도 또 다른 비보가 전해졌다.
며칠째 실종된 중학생 A군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하천. 물. 시신.
서로 다른 장소지만, 비슷한 공기와 같은 침묵이 흘렀다.

누군가는 말했다.
“이건 우연일까요, 아니면 무언가의 경고일까요?”
단양에서 의정부까지, 물길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날의 소식은 같은 파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시간이 지나도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단양의 재활용 공장은 며칠간 가동이 중단되었다.
직원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고, 하천을 따라 순찰하던 경찰들의 발소리만이 희미하게 울렸다.
누군가는 그 시신의 주인을, 누군가는 그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그렇게 단양의 물은 또 한 번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왜 거기 있었을까요.”
그 질문은 경찰의 기록지 위에,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았다.

이 모든 노력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단양의 물이 남긴 미스터리

결국, 단양 하천의 싸늘한 발견은 우리에게 남겨진 질문이었다.
‘익사’라는 단어로 단순히 덮을 수 없는 무언가.
신원을 찾지 못한 한 사람의 존재,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회의 무심함.

경찰은 감식 결과를 기다리며 여러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와 대조 중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는 진행되고, 단서들은 희미해진다.
이 싸늘한 현실 속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잊힘’이다.

남한강의 물결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반짝이고, 그 위를 스쳐 가는 바람은 차갑다.
그 속에 한 사람의 생이 있었다는 사실만이 이토록 뚜렷하게 남아 있다.

“사람이 죽으면 흔적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세상이 잠시 귀를 닫는 것 같아요.”
단양 주민 한 명이 남긴 말이었다.

단양의 공기는 아직 그날의 냄새를 품고 있다.
하천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의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누구도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여전히 물가를 바라본다.
그곳에서 언젠가, 이름 없는 한 생의 마지막 조각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으며.
나는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그날의 침묵은, 오히려 더 큰 울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