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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룡의 폭로,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속 서울동부지검의 차가운 반박과 흔들리는 신뢰

by jeongwonn1 2025. 10. 17.

늦가을 청사 앞의 정적, 그리고 한 사람의 목소리

차가운 바람이 서울동부지검 청사 앞을 훑고 지나갔다. 잿빛 하늘 아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잇따라 터졌다. 그날, 백해룡 경정의 이름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과 함께 헤드라인을 뒤덮었다. 그는 “합동수사팀이 위법적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단정하고도 흔들리는 목소리였다.

그의 말은 곧 폭풍이 됐다. 내부 고발자의 고독한 외침처럼 들렸다. 현장을 지켜보던 한 기자가 조용히 말했다. “이건 단순한 조직 간 갈등이 아니야.” 그 말에 주변 공기가 묘하게 무거워졌다.

잠시 후, 서울동부지검의 입장이 발표됐다. “모든 절차는 법에 따라 진행됐다.” 담담하지만 단단한 문장이었다. 그러나 차가운 문장 속에서도 사람들은 어떤 미묘한 떨림을 느꼈다.
이날 청사 앞의 공기는 묘하게 정적이었다. 마치 모두가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누군가는 정의를, 누군가는 진실을. 그러나 그 두 단어는 늘 다르다.
사람들은 묻는다. “정말 모든 게 절차대로였을까?”
그 질문 하나가 공기 속에 오래 떠돌았다.


백해룡의 폭로와 검찰의 반박, 그리고 진실을 둘러싼 경계

백해룡 경정은 세관 마약수사 합동수사팀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내가 소속된 경찰 수사팀이 배제됐다. 합법적 근거 없이 검찰 중심으로 꾸려졌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한숨 섞인 진심이 묻어났다.
“이건 권한 싸움이 아닙니다. 절차의 문제이자, 국민의 신뢰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동부지검은 곧바로 반박했다. “수사팀은 보이스피싱 합수단과 유사한 형태로 적법하게 구성됐다. 백 경정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검찰의 해명은 빠르고 명확했지만, 여론의 시선은 단순하지 않았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진실이란 절차 안에서만 완성된다고들 하죠. 그러나 그 절차를 만드는 사람들 역시 권력의 일부입니다.”

그 말처럼,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의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세관 마약수사는 국가기관의 신뢰와 직결된 사건이다. 절차가 흔들리면 결과 역시 신뢰받기 어렵다. 하지만 그 절차가 ‘정당하다’는 증명은 언제나 내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국민은 여전히 불안하다.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은 “이번 사건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녀는 말했다.
“진실은 감정이 아니라 절차로 증명된다. 우리는 그 절차를 지킬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의문을 품는다.
만약 그 절차 안에서 또 다른 ‘조직의 침묵’이 존재한다면, 그건 누구를 위한 정의일까?
정말, ‘정당한 절차’는 모든 의혹을 덮을 만큼 완전한가?

그 질문은 아직도 공중에 머물러 있다.
청사 복도를 비추는 희미한 조명 아래, 누군가는 서류를 들고 고개를 숙였다. 서류의 끝자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절차의 신뢰와 인간의 불안, 그 사이에 남은 그림자

결국, 이번 사건의 본질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어떻게 옳은가’에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수사 절차의 적법성을 강조했지만, 국민이 보고 싶은 건 종이 위의 문장이 아니라 사람의 진심이다.
백해룡 경정의 폭로는 제도적 완벽함 속에 숨어 있던 작은 틈을 드러냈다.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느리게 걸어온다.
검찰과 경찰, 그 두 조직의 미묘한 긴장은 단순한 구조적 문제를 넘어, ‘권력의 방향’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는 이번 논란을 “공직사회의 자정작용”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조직 내부의 반역”이라 부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그 중심에는 ‘두려움’이 있다.
진실을 말한 자의 두려움, 진실을 다뤄야 하는 자의 두려움.

나는 그날 저녁, 청사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생각했다.
그 바람은 차가웠지만 묘하게 맑았다.
모든 진실은 언젠가 공기처럼 드러난다. 다만,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바람을 견뎌야 하는가.

아직 사건은 진행 중이다.
임은정 검사장과 영등포서 수사팀이 손을 맞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우리는 외압 없이, 법과 원칙으로 간다.”
그 말은 분명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엔 아직도 작은 의심이 남아 있었다.

결국, 정의란 완벽한 절차가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들의 선택 위에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흔들린다.

그날의 침묵은 길었다.
그러나 그 침묵이 남긴 건 두려움이 아니라, 더 단단해진 의문이었다.
우리는 정말, 진실을 알고 있는가?

그날의 바람은 차가웠고,
그 바람 속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수사처럼, 믿음도 그렇게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