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사륜구동이 꼭 필요할까요? 저도 예전엔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고급 SUV라면 4MATIC 같은 사륜구동이 필수 아니냐는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벤츠가 이번에 후륜구동 방식으로 새로 내놓은 EQE 350+ SUV를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사륜구동을 과감히 포기한 선택이, 지금 한국 전기차 시장에선 오히려 더 현명한 전략일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왜 지금 후륜구동인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공식 출시한 EQE 350+ SUV는 기존 사륜구동 모델과 달리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설계된 이 모델은 주행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잡은 케이스입니다. 사륜구동은 분명 주행 안정성이나 악천후 대응력에서 장점이 있지만, 전기차에선 배터리 소모가 더 크다는 게 문제였거든요.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음 차는 전기 SUV로 바꿔볼까 고민하면서 여러 시승기를 찾아봤는데, 사용자 후기에서 가장 많이 나온 불만이 바로 실주행거리였습니다. 카탈로그상 500km라고 해도 실제론 300km대 후반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겨울엔 더 심각하게 줄어든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벤츠가 이번에 후륜구동으로 방향을 튼 건, 이런 사용자들의 실질적인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라고 봅니다.
특히 비즈니스 용도나 패밀리카로 쓰려는 사람들에겐 성능보다 실용성이 훨씬 중요합니다. 출장 중에 충전소 찾아 헤매는 것보다, 한 번 충전으로 여유 있게 왕복할 수 있는 게 더 절실하니까요. 제가 전시장 근처를 지나가다 EQE SUV 실물을 봤을 때도 느꼈지만, 이 차는 확실히 "달리는 재미"보다 "편하게 오래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춘 설계였습니다.
넓은 공간과 실주행의 균형

이번 EQE 350+ SUV가 눈에 띄는 또 다른 이유는 공간 활용도입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실내 공간을 상당히 여유롭게 확보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조한 전기차들은 배터리 배치 때문에 실내 공간이 좁아지거나 적재 공간이 애매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제가 실물을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뒷좌석 레그룸이었습니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이 앞 시트에 닿지 않을 정도로 넉넉했고, 트렁크 용량도 생각보다 컸습니다. 이 정도면 가족 여행이나 골프백 싣고 다니기에도 부족함이 없겠다 싶었죠. 후륜구동으로 바꾸면서 앞쪽 모터 공간이 줄어든 점도 실내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됐을 겁니다.
솔직히 벤츠의 EQE 시리즈는 제게 워너비 모델 중 하나였습니다. 특유의 매끄러운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는 여전히 수입 전기차 중에서도 상위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존 사륜구동 모델은 성능은 좋지만 주행거리 아쉽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번 신모델은 그 부분을 정확히 보완한 느낌입니다. 대기 수요자들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안전성과 신뢰, 그리고 시장 전망

벤츠가 후륜구동 모델을 내놓은 전략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한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바로 최근 전기차 화재 이슈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입니다. 아무리 주행거리가 길고 공간이 넓아도, 소비자들이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면 판매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저도 전기차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주변 사람들 반응을 살펴봤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걱정하더군요. 특히 지하주차장 충전이나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의 위험성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건 비단 벤츠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 시장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이긴 합니다만,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벤츠는 이 부분에서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적 안전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후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일 겁니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화재 예방을 위해 어떤 기술이 적용됐는지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합니다. 또한 충전 인프라와 긴급 출동 서비스 같은 실질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하고요.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사후 대응이 이뤄진다면, EQE 350+ SUV는 수입 전기 SUV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핵심 니즈가 이제 '퍼포먼스'에서 '실효 주행거리'로 확실히 옮겨가고 있다는 걸, 벤츠는 이번 모델을 통해 정확히 보여줬습니다. 아무리 고급 차라도 충전 주기가 짧으면 스트레스가 상당하거든요. 후륜구동으로 효율을 높이고 공간까지 확보한 이번 선택은, 지금 한국 시장 상황에 딱 맞는 카드였습니다. 앞으로 안전성과 신뢰 회복만 잘 해낸다면, 전기차 고민하는 분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