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춰 있던 숨
요즘 따라 숨이 자주 막힌다
딱히 달라진 것도 없는데
몸이 무겁고 마음이 눌린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
숨을 들이마셔야 하는데
가슴이 막혀서 공기가 안 들어온다
그럴 때면 그냥 조용히 눈을 감는다
누군가의 목소리, 커피 끓는 소리,
창문 밖의 바람 소리
그런 사소한 소음들이 나를 살려준다
작은 소리 하나에도 마음이 조금씩 풀린다
그제야 숨이 들어오고,
조금은 덜 무너진다
숨은 참 정직하다
억지로 멈추면 금세 아프고,
억지로 깊게 들이쉬면 오히려 더 막힌다
자연스러울 때 가장 편하다
그게 사람의 마음이랑 닮았다
억누를수록 더 힘들고,
놓아줄수록 편해진다
나는 가끔 내 숨소리를 듣는다
심장이 뛰는 소리와 함께,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들린다
어떤 날은 그게 버겁게 느껴지고
어떤 날은 다행으로 느껴진다
살아 있다는 게 늘 좋은 일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
그건 아직 버티고 있다는 뜻이니까
숨이 멎을 듯이 막히는 날이 있다
그럴 땐 그냥 한 걸음 물러난다
잠시 멈춰서 나를 본다
지쳐 있는 표정, 어깨의 힘,
그리고 멍하니 흔들리는 눈빛
그게 지금의 나다
하지만 괜찮다
숨이 막히는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조금씩 다시 숨을 고르고 있으니까
오늘도 잠깐 멈췄다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쉰다
그게 다인데,
이상하게 그 한 번의 숨이
나를 다시 세상으로 돌려놓는다
조금은 가벼워지고,
조금은 덜 무너진다
그게 오늘의 시작이다
숨이 닿는 거리
요즘은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묘하게 느껴진다
가까운 듯 멀고,
멀리 있는 듯 가까운 순간들이 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내 숨을 고른다
지하철 안,
서로의 어깨가 닿을 만큼 붙어 있지만
아무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조용히, 각자의 세상 안에서
다들 자기 호흡에 집중한다
그게 조금은 슬프다
이렇게 가까운데
서로의 온기는 닿지 않는다
숨은 공간을 타고 흐른다
누군가의 웃음 속에도 있고
울음 뒤에도 남아 있다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엔
늘 그들의 숨이 섞여 있다
보이지 않아도
공기엔 마음의 무게가 스며 있다
어떤 날은 숨이 가벼워서 좋다
바람처럼 흘러가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도 부담이 없다
그런 날엔 누군가의 목소리도,
도시의 소음조차 부드럽게 들린다
그게 평화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떤 날은 숨이 무겁다
말 한마디 하기 힘들 만큼
공기마저 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조용히 걷는다
사람들 틈을 지나며
누군가의 숨결이 스칠 때
그게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숨이 조금은 덜 막힌다
사람은 결국 서로의 숨으로 버틴다
눈빛 하나,
따뜻한 인사 한마디,
그런 작은 것들이
마음의 공기를 바꿔준다
숨이 닿는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
그게 우리가 버텨내는 이유 같다
오늘도 걸으며 생각한다
이 도시의 모든 소리가
누군가의 숨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멈춰서 귀를 기울이면
조용한 호흡이 들린다
그건 살아 있다는 신호 같고
그 자체로 작은 위로 같다
숨으로 남은 온기
밤이 깊을수록 숨소리가 커진다
아무 소리도 없는 방 안에서
내가 내쉬는 숨만 들린다
그 단순한 소리가 이상하게 안심이 된다
오늘 하루도 어쨌든 버텼구나
그게 나에게 들려주는 대답 같다
예전에는 숨이 벅찰 때마다 겁이 났다
이러다 멈추는 게 아닐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숨이 가빠지면 그냥 멈춘다
잠깐 멈춰서 나를 다독인다
“괜찮아, 지금 이만큼이면 됐어”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어쩐지 진짜로 괜찮아진다
숨은 살아 있다는 신호다
아무 일 없던 하루 속에서도
조용히 흘러가며 나를 지탱한다
그걸 예전엔 몰랐다
그저 숨이 막히는 순간만 두려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숨이 있다는 건,
내가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라는 걸
어떤 날은 숨이 무겁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가슴이 눌릴 때가 있다
그럴 땐 멀리 나간다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걷고 또 걷는다
바람이 스칠 때,
그 사이로 공기가 들어올 때
그제야 다시 숨을 느낀다
그게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숨으로 기억을 남긴다
그날의 공기,
그날의 냄새,
그날의 온도
모두 숨을 따라 남는다
오래전 누군가와 나눈 대화,
그때 웃던 순간의 호흡조차
어디선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게 사람의 흔적 아닐까
오늘도 조용히 숨을 들이쉰다
눈을 감으면 마음이 조금 고요해진다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따라온다
그 안에서 나는 아직 숨 쉬고 있다
그게 다행이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건 바뀐다
계절도, 사람도, 마음도
하지만 숨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그건 내 안의 리듬이자
세상과 이어진 작은 길 같다
그 길이 끊기지 않는 한
나는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요즘은 억지로 참지 않는다
숨이 막히면 잠시 멈추고,
숨이 흐르면 그대로 둔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고 거칠지만
그 안에서도 숨을 고를 수 있다면
아직 괜찮다는 뜻이니까
오늘도 그걸 믿는다
숨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이 하루를 버틴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숨을 내쉰다
그 공기 속에 하루의 무게가 실린다
그게 내 방식의 기도 같다
그리고 내일,
나는 다시 숨을 들이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