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일도 안 했는데 마음이 피곤한 날
오늘은 그냥… 좀 힘들다.
몸이 아픈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이 축 처진다.
눈을 떴는데 다시 감고 싶었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불이 너무 따뜻했다.
그 온기 안에서 조금만 더 버티고 싶었다.
핸드폰을 켜봤는데 볼 게 없었다.
유튜브도, 음악도, 뉴스도 다 시끄럽게만 느껴졌다.
평소엔 재밌던 것들도 오늘은 귀찮았다.
사람 목소리조차 피곤하게 들렸다.
누가 웃는 걸 봐도 따라 웃기가 힘들었다.
지친 마음.
이 단어가 오늘은 참 가깝게 느껴진다.
뭘 한 것도 없는데 지쳤다.
아무 일도 안 했는데도
하루 종일 무거운 돌 하나를 가슴에 얹은 느낌이다.
이유를 찾으려 해도 모르겠다.
그냥 쌓이고, 쌓여서 그런가 보다.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그렇다.
예전엔 이런 날이 오면 괜히 불안했다.
“나 왜 이래?”
“이러다 망가지는 거 아니야?”
그래서 괜히 뭔가라도 했다.
청소를 하거나, 음악을 크게 틀거나,
괜히 사람한테 연락을 했다.
근데 아무 효과도 없었다.
오히려 더 지쳤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가만히 있었다.
커튼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데
먼지들이 떠다니는 게 보여서 한참 봤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게 참 오랜만이었다.
머릿속이 조용했다.
그게 그렇게 좋을 줄 몰랐다.
문득 생각이 났다.
‘나 요즘 너무 열심히 살았구나.’
별로 대단한 일은 한 것도 없는데,
항상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조금 쉬어보려 한다.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고,
나 스스로에게 허락해보려 한다.
오늘은 그걸로 충분하다.
이렇게라도 마음을 잠깐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바쁜 하루 속, 마음이 따라오지 않을 때
요즘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진다.
눈을 뜨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피곤한 것 같아.
자는 동안 쉰 게 맞나 싶고,
몸은 일어나는데 마음은 그대로 누워 있는 느낌이랄까.
세수하면서 거울을 보면 눈빛이 조금 흐려진 것 같네.
피곤해서 그런가, 아니면 그냥 마음이 지쳐서 그런 걸까.
웃으려 해도 입꼬리가 잘 안 올라가고,
손끝에 물이 닿는데도 따뜻함이 잘 안 느껴질 때가 있어.
버스 창밖으로 햇살이 스치는데,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조금 낯설게 보인다.
커피를 마셔도 그 맛이 잘 모르겠고,
그냥 손에 뭔가 들고 있다는 감촉만 남아 있달까.
회사에 가면 사람들 말소리가 멀리서 울리는 것처럼 들린다.
웃음소리도, 대화도 다 들리는데
그 안에 내가 있는 게 맞나 싶을 때가 있네.
모니터 화면에 글자가 흐릿하게 번져 보이고,
한숨이 저절로 새어나오는 걸 보면,
내 마음이 아직 거기까지 못 따라온 것 같기도 해.
지친 마음은 꼭 그런 틈에 들어오더라.
바쁘게 움직일 땐 괜찮은데,
딱 조용해지는 그 순간,
그때 불쑥 찾아오는 것 같아.
이유는 없는데, 그냥 가슴 한가운데가 조금 무거워지는 느낌.
“이게 다 무슨 의미일까”
그 생각 하나가 오래 남는다.
퇴근길엔 도시 불빛이 유리창에 부딪혀 번지는 걸 본다.
차창에 비친 내 얼굴이 오늘따라 더 피곤해 보여.
사람들이 다 자기 집으로 가는데,
나만 멈춰 있는 느낌이랄까.
버스 진동이 몸에 닿는데, 그게 이상하게 따뜻하네.
그마저도 위로처럼 느껴지니까.
집에 도착하면 현관문을 닫는 소리가 쓸쓸하게 들린다.
불을 켰는데 방이 여전히 조용하네.
라면을 끓여서 먹고, TV를 켜놨는데
내용은 하나도 안 들어온다.
그냥 소리가 있어서 좋을 뿐.
누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소리 덕분에 덜 외로운 것 같아.
그릇을 싱크대에 올려두고, 불을 끄니까
방 안이 천천히 어두워진다.
그 어둠이 처음엔 낯설었는데,
요즘은 그게 조금 편해졌달까.
이젠 그냥 이대로 괜찮은 것 같네.
오늘 하루가 괜히 길었을 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또 지나가는 걸 보면,
나도 꽤 잘 버티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
마음이 천천히 나아지는 중이니까
요즘은 예전보다 조금 느려졌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하루를 쪼개가며 살았는데
이젠 그냥,
조금 쉬어가도 괜찮을 것 같네.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창문 열고 바람을 한 번 맞으면,
그 공기 냄새가 묘하게 위로가 된다.
찬 바람인데 따뜻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달까.
그럴 땐 괜히 웃음이 난다.
지친 마음이란 게 완전히 사라지진 않더라.
그냥 모양이 조금 바뀌는 것 같아.
예전엔 가슴 한가운데 돌멩이처럼 눌러 있었는데,
요즘은 어깨 위에 살짝 얹혀 있는 느낌이랄까.
아직 무겁긴 하지만,
들고 걸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불을 끄고 누워서 조용히 숨을 고른다.
오늘은 크게 한숨이 안 나온다.
그게 신기하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도 괜히 뿌듯하다.
‘그래도 오늘은 좀 덜 힘들었네.’
그 말이 마음속에서 맴돈다.
라디오를 틀어놓고,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걸 듣고 있으면
그냥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편안하다.
아무 이유도 없는데 말이야.
어쩌면 이게 회복일지도 모르겠다.
막 드라마처럼 변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아주 느리게 나아가는 거.
여전히 피곤하지만,
그 피로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생기는 거.
그게 꽤 괜찮은 일 같아.
창문 틈으로 새벽 바람이 들어온다.
차갑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조금만 더 이렇게 누워 있고 싶다.
세상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냥 이 고요 속에 머물고 싶다.
내일은 또 어떻게 될까.
글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 오늘은 참 잘 버틴 것 같다.
그거면 됐다고,
이제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네.